저는 요즈음 현대차그룹에서 이루어지는 마케팅을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아시다시피 현대차그룹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있는데, 이 두 회사는 같은 식구라서 그룹차원의 시야에서보면 두 회사간의 상품은 서로 충돌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또 서로 다른 시장을 공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첨예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의 총수의 마인드는 왼쪽주머니와 오른쪽주머니간 차별을 두지 않고 알아서 무한경쟁을 해라 라고 하는 형국입니다.
최근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이런 것을 느꼈는데요. 쏘나타/K5 터보 모델도 동시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세분화모델이라서 당연하기도 하지만 실제 현대차나 기아차의 마케팅담당자는 살얼음판이기도 하죠.
쏘나타 터보와 K5터보의 가격와 제원
7월10일 쏘나타 터보와 K5 터보의 가격과 제원이 공개되었는데요.
이전에 알려졌던데로 터보랙을 줄인 트윈스크롤 터보 방식으로 271마력, 37.2kg.m의 효율이 좋은 수치를 뽑아냅니다.
저는 기대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연비인데요. 12.8km/L 이라고 발표했더군요.
가솔린2.0 쏘나타/K5 모델이 13.0km/L 임을 감안하면 거의 근접한 수치라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공차중량을 보니 1,520kg으로 일반 2.0모델보다 105kg 더 무겁습니다. 따라서 공인연비에서는 비슷해도 실제 운행연비에서는 운전환경에 의한 하락율은 더 있을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도 공인연비를 근접하게 뽑아낸 것은 대단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기아 K5 터보 제원표
쏘나타 터보의 가격은 2,850만원/2,960만원, 기아 K5터보의 가격은 2,810만원, 2,845만원으로 2.4모델보다 몇십만원 싸게 책정되었고, 쏘나타와 K5의 차이는 약 15~40만원으로 차이를 두었습니다.
두 기종 모두 휠과 엠블럼 등 외관의 변화와 함께 서스펜션 셋팅이 변경된 것으로 보이고
쏘나타 터보는 K5보다 약간 더 비싼만큼 사양적인 면을 더 추가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토디포그시스템(습기자동제거)와 LED 룸램프가 추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 기아 K5 터보 가격표
재미있는 것은 양사간 마케팅의 타이밍..
이번 중형세단 터보 모델은 정확히 보도자료는 7월10일기준으로 배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기아 K5 터보모델의 가격표와 제원이 미리 반영되어 온라인에는 K5 터보 모델에 대한 정보가 빨리 풀려버렸죠.
특히나 온라인마케팅에서의 초반 이슈화는 상당히 중요한데요. K5 터보의 경우 온라인에서 금요일부터 주목을 끈 것은 사실입니다.
쏘나타 터보에 대한 기사 발표는 있지만 아직도 홈페이지에 가격과 제원이 뜨지를 않아 온라인에서는 쏘나타 터보에 대한 이야기가 뜨질 않고 있네요.
그리고 저는 토요일에 차를 몰고 가다가 DMB에서 처음 기아K5터보 광고를 볼수가 있었는데요.
일요일에는 K5 터보의 공중파광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쏘나타 터보의 광고는 볼 수가 없군요.
유투브에서도 확인해보면 K5 터보 CF는 올라와있지만 쏘나타 터보 CF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기아자동차는 7월10일리 d-day 였지만 미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것으로 보이는데요.
몇달전 현대차그룹의 중형차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에서도 이런 점이 발견되었는데요. 어떤 사유에서는 모르겠지만 TV광고는 K5 하이브리드 타이밍이 더 빨랐습니다.
어쨌든 마케팅의 타이밍에서는 보도자료날짜를 보면 서로 정한 날짜가 있지만, 기아자동차에서는 세세한 부분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중형 터보 모델에서의 주요 포인트
이 두 모델에 보는 소비자의 관점은 일반 중형세단의 구매행태와는 다를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아무래도 터보 모델을 구입하시는 분들은 가족 단위의 라이프패턴을 가지시면서도 달리는 성능에 관심도 있으신 소비자일텐데요.
분명 단순히 높아진 출력에 의한 직진가속력만 가지고 판단할 소비자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너링에서의 필링과 고속주행안전성 등 여러부분에 있어서 초기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되고, 두 차종이 좀 다른 성향이나 결과를 가지고 있다면 분명 시장에서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현대와 기아의 동급모델들도 운전해보면 셋팅이나 성향이 약간 씩 달랐던만큼 이번 K5 터보와 쏘나타 터보에서도 하체셋팅이나 느낌이 얼마나 다르고 더 나은지가 다른 모델보다 중요하지 않나합니다.
현대차그룹 내부 전쟁은 계속 된다
참 재미있는 것이, 이제 기아자동차에서 스포츠쿠페도 준비되고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의 라인업과 기아자동차의 라인업이 앞으로 거의 동일한 라인업 형태가 될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서로 다른 시장의 공략하는 전략적 형태가 아닌 별도의 회사처럼 같은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고 이러한 경쟁이 현대차 그룹 전체의 양적/질적 레벨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요.
이러한 공략이 보통 리스크가 많은 방법인데요.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해서 해외시장에서 실제로 커가고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기업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내수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간 마케팅 전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구요.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터보 모델처럼 시기적 조절을 할 수 없는 모델의 경우 더 그럴것으로 생각됩니다.
차라리 이번에 쏘나타 터보와 K5 터보모델은 비교시승행사를 함으로써 양사간 경쟁을 더 촉발시켜서 좀 더 경쟁력있는 상품과 혜택으로 고객에게 메리트가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