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네시스 프라다에 관련된 기사를 몇개 봤는데요.
기대보다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보였다고 나와 있더군요.
고급화라는 것은 현대차에게는 언젠가 넘어야할 큰 산이죠. 현대차도 최근 슬로건 부터 new thinking new possibility로 바꾸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중 비중있는 하나의 축이 바로 고급화가 아닌가 합니다.
저도 예전부터 이런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제네시스 프라다에 관련된 이야기를 잠시 해보겠습니다.
제네시스 프라다와 현대차의 시도
제네시스 프라다는 총 2천대를 한정판매 목표로 한 차량으로 현대차의 고급화 의지를 나타낸 차량입니다.
국내 1200대, 해외 800대 정도의 목표를 잡은것으로 알려져있느데요.
제네시스 프라다만을 위한 디자인 포인트(다크크롬그릴, 엠블럼,휠 등), 제네시스 프라마만을 위한 도장, 인테리어를 가지고, V8 GDI 타우엔진, 8단변속기를 갖추며 30/40대 고소득층에 프리미엄 상품으로 공략을 했습니다.
상품만 차별화를 둔 것이 아니라 전용화물차와 청담동에 전용쇼룸까지 마련함으로써 서비스까지 차별화시키는 것으로 보면서 최근 고급화를 추구하려는 현대차의 의지와 시도를 볼 수 있었던 상품입니다.
몇년전의 상황부터 생각하면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2008년도에 내놓으면서, 제네시스를 현대내 하위 고급 브랜드로 키우면서 브랜딩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제네시스 쿠페가 현대엠블럼을 달고 나오면서.. 그리고 북미에서는 제네시스가 현대 엠블럼을 달고 나오면서 현대내 하위 고급 브랜드가 아닌 현대차 자체의 고급화 인식쪽으로 주력했었습니다.
제네시스 프라다도 이러한 맥락에서의 노력이며 이렇게 이종간 산업의 고급브랜드와 제휴해서 한정모델을 생산한 마케팅은 동일한 브랜드내에서 고급화로 시도 해볼 수 있는 여러 방식 중 가장 마지막에 시도할 수 있는마케팅을 한 것이 아닌가라는 개인적인 해석도 해봅니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가격이 실패원인 맞나?
기사에서 인용한 설문조사 결과에 이렇게 되어 있군요.
1. 가격이 높았다 (40%)
2. 브랜드 가치가 부족했다(33%)
3. 명품의 특별함 부족(10%)
4. 시도는 좋았다(10%)
5. 마케팅 실천(5%)
그러면서 가격과 수리비가 비쌌던 이유도 언급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설문조사 결과가 여러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지만 결국 하나의 답을 다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브랜드 가치죠.
제네시스의 최상위 그레이드의 가격은 6,290만원(옵션포함하면 6천중반까지..)이고, 프라다는 7,900만원입니다.
약 1,600만원이 비쌌기 때문에 고르지 않았나요?
실지로 6천만원대의 차량을 고르는 소비자에게 1천만원대의 가격이 1순위 변수는 절대 아니겠죠.
중요한 것은 6천만원 이상 영역에서는 벤츠/BMW/아우디의 중형세단이라는 시장 경쟁자가 있었다는 사실이고, 이러한 시장은 가격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이 있습니다.
6천만원대의 제네시스나, 7900만원의 제네시스 프라다는 비슷한 그룹으로 묶을 수 있으며, 아마도 6천만원대의 일반 제네시스도 제네시스 프라다 처럼 별로 팔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결국 브랜딩이죠.
가격이나 비싼 수리비는 아닙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는 차량이 운송수단임과 동시에 자신을 나타내는 identity인데 역시 브랜딩이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브랜딩은 일순간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죠.
제네시스 프라다, LG프라다 같은 비교가 가능할까?
기사에서는 LG전자에서 프라다폰과 비교를 하는 것도 볼 수가 있었는데요.
LG전자의 프라다폰과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프라다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프라다 폰이 나왔을때 출고가가 88만원이었죠. 기존폰보다 10~20만원 정도 비쌌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프라다 2가 2009년도 나왔을때는 180만원이라는 꽤 올라간 금액이었지만 통화/문자 수신 확인이 가능한 손목시계가 같이 들어있었다는 점, 그리고 실질적으로 히트한 프라다 폰은 프라다 첫번째 폰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프리이엄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라기 보다는 일반 소비자들중 디자인엔 민감한 소비자가 샀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최근 프라다3가 영국에서 출시한다고 하는데 만약 가격대에서 기존 스마트폰을 확실히 뛰어넘는 제대로된 럭셔리 스마트폰이 나온다면이 결과를 보고 진짜 LG전자 프라다폰의 고급화를 판단해야 할듯한데요.
어쨌든 LG전자의 프라다폰 사례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프라다와 비교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쯤되면 고급화라는 과제에 대해서 뚝심을 가지고 노력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아 현대차로써도 답답할 텐데요.
역시 시장의 인식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네시스 프라다를 현대차가 공략한 이머징마켓중에서 현대차가 고급차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고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가 강력하지 않은 곳에서 판매한다면 분명 다른 결과를 내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물론 A/S까지 고려하면 여러군데로 확장하기는 힘들겠지요)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 방향에 있어 선택의 기로?
어쨌든 결국 그 가격대에서는 우리나라 시장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현대차의 제네시스를 한정판으로 사는 것보다는 수입 럭셔리 브랜드로 사는 것이 인식상 더 가치있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입니다.
브랜딩이라는 것은 이처럼 가장 어려운 영역이며, 단시간에 갖춰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 이제는 제네시스 프라다와 같은 한정판 모델방식으로 고급화 노력까지 한 현대자동차로써는
고급화 전략방향을 어떤 방식으로 끌고 나갈지.. 방향에 대한 다시한번 결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고급화를 위해 현대차과 별개로 완전히 다른 개별 독립브랜드를 세울것이냐..
아니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현대차 전체를 끌어올리면서 고급화를 계속 시도하느냐..
현대차 내에 제네시스라는 명칭을 세부 브랜드화 해서 라인업을 갖춰가며 고급화를 추구하느냐..
현대차는 상기 방식들에 대한 다시 한번의 선택의 기로에 있다는 생각인데요.
고급 브랜드에 대한 숙제는 현대차의 영원한 숙제..
지금까지 퍼블릭 차량을 대규모 생산하면서, 같은 브랜드내에서 프리미엄 자동차를 많이 팔고 있는 메이커를 찾아보면 없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도요타도 완전히 별도로 독립된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이용하고 있고 폭스바겐만 봐도 고급차종은 계열 회사인 아우디, 벤틀리에서 주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현대차라는 울타리 안에서 프리미엄 상품으로 포지셔닝하기라는 것은 정말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완벽하게 독립된 개별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실지로 투자대비 효율성과 위험부담에 있어서는 장담할 수 없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렉서스도 북미시장에서는 성공했지만, 그외 시장에서는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죠.)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대차는 지금까지 많은 시도를 했고 차량도 좋아지고 있으나 인식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며 고급화라는 개념보다 좋아진 만큼 가격대를 올렸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결국 기존 현대차와 다르게 보이는 인식상의 구분, 기존 현대차와는 다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전제가 수용될 수 있는 틀을 만든 후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고급화에 맞는 차량자체의 기본기나 디테일은 당연하게 갖추어야 할 덕목이겠죠.
현대차의 고급화라는 것은 넘어야할 큰 산이고 현대차의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하며, 현대차가 선택한 고급화 전략의 방향이나 방법들은 향후에 성공여부에 따라 두고두고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 만큼 현대차에게 어렵고도 중요한 한 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