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 K9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오피러스 후속으로 알려져 슈라이어의 디자인이 기아의 플래그쉽 모델은 어떻게 만들까? 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발표되고 나니 아낌없는 사양투자와 올라간 가격에 놀라게 되었는데요.
물론 많은 화려한 사양을 탑재했지만, k7의 상위기종임을 볼때 기아 K7과의 현격한 가격 차이를 보여 약간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 밖에 없는 현대,기아차 내부의 상황도 이해가 간다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역시 현대차 그룹내 현대와 기아간 내수시장 중복 경쟁문제에 기인하는데요. 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세단 라인업별 가격대의 분포
현대,기아차의 중형차 이상 세단 가격 분포 입니다.
보시다시피 기아와 현대간 중형차급과 준대형급이 겹치고 있죠? 마켓쉐어를 일정 수준 가지고 가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사항입니다.
쏘나타와 K5는 거의 동일한 가격대이나 준대형급에서는 그랜저에 사양을 고급화 시켜 좀 더 받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K9가 들어가야 하는 구간인데요. 제네시스보다 약간 낮게 가져갈려고 해도 틈이 없고 고급차 영역이다보니 그레이드 별로 가격대의 폭의 넓습니다.
결국 K9는 그래프 상에서도 공간이 보이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사이에 배치를 시켰습니다.
K9의 가격은 기존 오피러스보다 무려 2천만원이나 상향 포지셔닝된 가격으로 되었습니다. 대단하죠?
이로써 오피러스의 중고가격은 아마도 큰 하락이 없을 것잍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은 K9보다 상위기종은 기아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그룹내 전략방향의 변화를 예상케..
그래프만 봐도 기아는 K7의 상위 구간대인 4~5천에 포지셔닝한다면 제네시스를 바로 공격하게 됩니다.
물론 K5나 K7이 현대의 쏘나타나 그랜저와 완벽히 겹치면서 출시시기를 조절해가면서 경쟁을 해왔지만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의 결과를 본다면 이제 현대차그룹내에서는 더이상의 상쇄효과를 가져가면서 내수시장에서 싸우는 형국은 피하자는게 내부의 결론으로 도출되었고 이를 실행에 옮긴것으로 보여지는 것이죠.
결국 기아는 현대 제네시스보다 높되 에쿠스보다 낮은 쪽으로 가격을 배치시켰습니다.
이런 이유와 함께 현대*기아의 관심은 국산메이커 경쟁보다는 수입차와의 경쟁이 관심이므로 기아의 플래그쉽 모델이 수입차의 핫한 가격대인 6~8천만원대를 공격하는것이 맞다고 내부적으로도 검토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K9이 이 가격대에 포지셔닝되면 기아자동차 내에서는 이제 4천~5천대 정도하는 세단차량은 이제 없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제네시스때문에라도 4~5천대의 차량을 기아에서 내놓지 않는다는 예상해보게됩니다.
이유는 이번 K9의 가격대를 보니 현대차 그룹에서는 이제 기존의 전략(한지붕 아래 자율 경쟁으로 성장하는 전략)이 아니라 이제 서로 상쇄효과를 본격적으로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전략방향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현대와 기아 브랜드간 차별화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해결과제..
현대와 기아간 시장간섭문제는 아마도 현대차 그룹의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국내시장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이머징마켓이나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에서 당연히 이 간섭문제는 지금부터 줄기를 잡아가지 않으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중요한 해결과제 이기도 합니다.
현대차 그룹 내부에서도 아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 향후에 이러한 해결전략에 대한 흐름이 보일 수도 있을 듯합니다.
폭스바겐 그룹만 봐도 일반적인 승용차 브랜드로 스코다 – 폭스바겐 – 아우디 – 벤틀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브랜드 포지셔닝에서 퍼블릭에서 럭셔리까지 촘촘하게 커버할 수 있는 간섭효과가 덜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현대차가 최근 모던 프리미엄을 내걸로 이러한 방향으로 자꾸 커뮤니케이션 하는 이유는 이러한 고민에서도 나온 것으로 현대차를 프리미엄으로 올려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럭셔리 메이커가 럭셔리에서 출발해서 퍼블릭까지 확장하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 인식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수월한 확장방향이기도 한데요.
반대로 퍼블릭에서 럭셔리로 확장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앞으로 현대차 그룹이 가져가야할 최우선 과제이겠지요.
최근 현대차 그룹이 800만대 생산규모에서 더이상 늘리지 않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이제 현대차 그룹은 이정도 규모까지 키우고 난후 겪어야 하는 성장통으로 ‘생산시설의 가동율을 유지하면서도 질적으로 성장을 해야만 하는 절대과제’를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그 첫번째로 관문으로 기아와 현대 브랜드간의 어떻게 차별화를 완성시키는 전략을 가져갈지 궁금하네요.
아래 사진은 2005년도에 기사로 발표된 내용이었는데요. 지금 이 자료를 보니 이때부터 서로 아주 명확하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2005년도 기사를 통해 나온 현대/기아의 브랜드 포지셔닝 계획
기아 K9을 보며 한마디..
기아 K9의 실내/외 디자인에서 BMW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디자인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메이커들이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면 비슷해질 수있는 포인트들은 나오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아의 경우 디자인적으로 매번 호평이 있었고, K5의 경우 독창적 면도 충분히 발견되었었는데요. Desigh 기아, Young 기아 같은 identity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임을 볼때 굳이 BMW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평가받을 만한 요소들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피하는게 더 낫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기아차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지면서 과감한 결정을 하는게 낫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ps) 아.. 역시 K5이후 K5정도의 인식의 변화를 가질만한 디자인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쉽네요. 2005년에 발표된 상기 브랜드 계획에 따르더라도 K9이 좀 더 젊어보이는 디자인이 맞지 않았나 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기아 K9이 수입차와 비교하는 방법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요.
크기가 크고 옵션이 더 화려하다는 메시지가 많은 비중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보면 이런 점들은 과거의 소비자들에게 먹힐만한 요소로 보이는 데요. (물론 아직도 이런 것에서 영향을 받고 계신 소비자도 많습니다)
지금은 마감품질이나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있는 밸런스나 고속안정감, 그리고 정교한 핸들링, 내구성 등과 같은 요소들을 럭셔리수입차와 과감히 비교해서 제시할 수 있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