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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7일이던가요?
어울림모터스의 뱅가리라는 차가 출시되었습니다.
뱅가리는 창경궁에 있던 국내에서 가장 큰 호랑이의 이름을 따 온것이라고 하는데요. 어울림모터스는 뱅가리를 대한민국 최초의 미드십 슈퍼세단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어울림모터스가 신차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국내 최초의 수제스포츠카 업체였고, 2012년 가을경에 어울림모터스는 분식회계 및 횡령혐의에 의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중지되고 결국 생산중단 기사까지 나왔던 과거 이력이 있었지만 현재 스피라를 팔고 있고 새로운 차도 내놓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어울림모터스는 뱅가리 같은 차를 왜 만들어야 했을까?
뱅가리 런칭행사에 갔던 기자나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서 뱅가리가 어떤 차였고 행사가 어땠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울림 모터스의 부활은 반가운 소식인 것은 맞으나 몇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생깁니다.
– 뱅가리 차체 사진 by 블로거 레드존
■ 운전석 도어와 동일한 모양의 수어사이드 도어와 비정상적인 디자인
뱅가리는 앞뒤를 보면 스피라의 모습과 거의 동일합니다. 이런 점은 당연하기도 합니다. 어울림모터스에서 아주 소량의 차를 팔고자 차 전체를 새로 디자인할 수는 없겠죠.
문제는 뱅가리의 2열 도어입니다.
뱅가리는 수어사이드 도어를 채택했습니다. 수어사이드 도어는 뒷좌석 승객이 열기가 편해 롤스로이스와 같은 호화브랜드가 채택하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뱅가리는 그 수어사이드 도어의 모양이 운전석 도어 모양과 동일하고 방향만 바뀐 모습입니다.
그리고 5.6m나 되는 전장, 2열에 들어간 버킷시트나, 루프라인이나 B필러/C필러를 보면 뭔가 이상하죠. 정상적인 자동차의 디자인과정으로 만든차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어울림 모터스는 이 차량에 2열 수어사이드 도어를 새로 디자인하고 만들만한 돈과 의지가 없거나, 이 상품을 제대로 팔기 위해 내놓은 것이 아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 아래 그림이 예전에 개발한다고 발표했던 리무진형 4도어 스포츠카 스피라L 입니다. 뱅가리와는 완성도가 다르죠..
■ 1.9억원의 가격 설정
스피라의 경우 초기에 2가지의 그레이드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에 좀 더 타겟을 넓히기 위해 가격과 성능을 다운시킨 그레이드가 계속 나와서 현재 라인업이 이렇게 다양하죠.
2011년 말에는 아이코닉 모델이 나와서 49백만원짜리 스피라도 나왔었습니다.
이것은 전형적으로 더 팔기위한 마케팅의 일환임이 느껴지죠. 더구나 스피라는 디테일은 아쉽지만 기본기나 가격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인정을 받았었습니다.
– 스피라 아이코닉
그런데 뱅가리는 2.7리터 그레이드 1.35억 부터 중간그레이드는 1.6억정도, 그리고 가장 상위 모델인 3.5리터 그레이드는 1.95억입니다.
수제자동차라서 원가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1억이 넘는 가격대는 어떤 차들과 경쟁해야 하는지 잘 알겁니다. 그런데도 뱅가리의 디테일을 가지고 1.35~1.95억을 책정했다는 것은 판매를 위한 개념은 아님을 예상케합니다.
물론 국내판매보다는 수출을 주로 한다고는 하지만, 수출이라면 더욱더 완성도나 경쟁가격은 중요하겠죠.
■ 신차를 출시한 메이커의 홈피에도 없는 신차정보
더구나 뱅가리에 대한 정보를 찾기위해 어울림모터스 홈피를 가면 뱅가리를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도 이해가 가질 않는 면입니다.
보통 어떤 산업의 메이커도 런칭 행사를 하면 보도자료를 내고, 엠바고가 풀리는 순간 홈페이지에 해당 상품의 정보를 올리고, 당일 모든 홍보의 집중성을 극대화해서 효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 어울림모터스 홈피(스피라 아이코닉만 나와있음)
자동차 메이커는 네이버 자동차/다음 자동차 섹션에 업데이트를 런칭날 동시에 오픈되게 하는 것도 기본이죠.
그러나 어울림모터스는 홈피도, 포탈 자동차 섹션도..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울림모터스가 규모가 작기때문에 직원들의 여력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신차를 내놓은 업체의 마케팅으로써는 이해 가기 어려운 면이죠.
이런 몇가지의 사유로 저는 어울림모터스의 뱅가리는 팔 목적으로 내놓은 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팔기위해 내놓았기 보다는, 어울림모터스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무리하게 내놓은 차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현재 신차를 내놓아야 하는 비하인드의 특별한 배경이 있거나말이죠.
그럼에도 드는 의문은?
그런데 여기서도 의문은 멈추지 않습니다.
회사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작년에 어울림모터스의 분식회계나 횡령 사실 ,그리고 생산중단 기사에 대해서 억울함이 있고, 분명 할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명확한 것은 생산중단이 아니라 현재에도 스피라를 잘 팔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한 것 같습니다.
만약 어울림모터스가 겪은 고초가 어설픈 루머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 회사는 해명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을 것입니다.
이런 억울함이 있었다면 뱅가리 런칭 발표때 어울림에 대한 과거 문제에 대한 해명,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나 마스터플랜 같은 것들을 왜 따로 밝히지 않았을까요?
Q&A 시간이 할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Q&A 시간은 아예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점이 정말 궁금하고 또한 의문입니다.
그리고 뱅가리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어울림모터스의 자금사정은 좋을 수 없다고 생각되나, 팔 목적이 없는 뱅가리에 코엑스라는 장소, 방송인 박은지씨의 사회, 그리고 비보이,스위티 걸그룹 등의 축하공연 등을 보면서 왜 어울림모터스가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차라리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넓은 공간을 마련하고 기자/블로거들을 초청하고 그동안의 사연들, Q&A, 어울림모터스/네트웍스의 향후 비전과 계획을 진솔하게 준비하는것이 더 맞지 않았을까 합니다.
– 행사 전반적인 내용이 다 들어있는 신차발표회 영상 by 블로거 레드존
어울림모터스는 국내 최초의 미드십 수제스포츠카를 만드는 회사였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응원을 해주고 싶은 회사입니다.
시장의 다양성, 그리고 국내 현실상 양산차가 맞출 수 없는 시장니즈를 수제스포츠카가 일정 부분 충족할 수 있다면 정말 바람직한 일이겠지요.
그러나 이번 행보는 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뭔가 사연도 있을 것이고 이렇게 신차를 내보낸 이유가 있었겠지요. 나중에라도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명확해진다면 어울림모터스에 대한 응원의 마음은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