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의 자동차 관련 글은 우연히도 정비 서비스 관련된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군요.
자동차 정비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해서 운전자 분들이 다들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영역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정보가 일반화 되는 현 시대에서 특히 자동차 정비는 정보를 접하고 체득하기 어려우면서도 드는 비용 또한 단위가 큰 만큼, 많은 분들이 자신이 잘 판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정비를 맡기고 있죠.
제가 실지로 겪었던 자동차 정비사례와 소비자 관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정비 서비스의 방향을 한 번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동네 카센터에서 겪었던 과잉정비 사례
제가 보유한 국산 준대형 세단을 가지고 주말에 동네 S이니셜을 가진 카센터에 엔진오일과 에어클리너를 갈려고 방문했었습니다.
전 회사를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이 차량을 주로 타는 사람은 제 와이프죠. 하지만 정비나 주유, 청소는 제가 담당합니다.^^
다른 가정도 비슷하시겠죠?
리프트로 차를 들어올리고 오일작업을 한 후에 카센터 직원이 저를 부르더군요.
그러면서 바로 파워스티어링기어를 가리키며 여기서 오일이 새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제가 보니 육안으로도 우측에 있는 검정고무주름 부위에 오일이 뭉쳐있는 것이 보이고 조금씩 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직원은 조향과 관련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상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고, 오일이 좀 많이 새는 편인데 갑자기 터지면 조향이 아예 안될 수가 있다고 스티어링휠 기어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생각에 오일이 샌다면 새는 세부부품을 고치거나 교체하면 되는데 파워스티어링 기어를 왜 통째로 바꾸는지 좀 이해가 안갔습니다.
– 파워스티어링 기어
전 엔진오일과 에어클리너만 갈고 지금 바쁘니까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나온 뒤, 제 친형에게 전화를 했죠.
제 친형은 예전 블로그 포스팅(http://www.100mirror.com/1236)에서도 한번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양재 오토갤러리에서 수입차 중고딜러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전화해서 친형이 잘 아는 수입차만 정비하는 카센터에 맡겼습니다.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카센터에서는 이 차량의 파워스티어링 오일 TEST를 해보니 파워펌프에는 이상이 없고, 파워호스를 이어주는 연결부위에서 조금씩 새고 있어서 연결부위를 조여주는 작업을 했고 지금은 별 문제없다고 했습니다.(파워스티어링 오일은 원래 조금씩 새는게 정상이라하네요)
친형 덕분에 과잉정비의 희생양이 될뻔한 것을 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의 독자분들 중에도 수입차 정비에 의문이 있으시거나 수입중고차 상담이 필요하신분은 제 친형(010-8351-8528)에게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백미러 소개라고 이야기하세요^)
운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차량보유계획에 근거해야…
이 수입차 카센터 실장님과도 제가 동네 카센터에서 받았던 점검결과를 들려주니, 엔지니어의 문제해결 방식에서 좀 다를 수 있다고 부드럽게 이야기하셨지만, 전 완벽한 과잉정비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정비란 것은 의료행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80세 노인에게 하는 처방과 20세 젊은사람에게 하는 처방은 당연히 다르겟지요.
차도 똑같습니다. 10만 킬로가 넘는 주행거리를 가진 차량에 문제가 있어 정비를 받을 때 완벽하게 다 고칠려면 아마 다 부품을 교체해야 할겁니다.
– 이 차량이 얼마나 노후한 차량인지, 이 차량을 언제까지 보유할 계획인지에 따라 정비처방이 약간씩 달라져야 합니다.
– 운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일년에 5천km뛰는 차와 2만km 이상 뛰는 차는 당연히 노후,소모품에 대한 처방이 따르겠죠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 정비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신뢰성있는 정비가 아닐까..
전 이 사례를 통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 정비 서비스의 혁신은 역시 과잉정비라는 불안감을 개런티 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 수입차의 A/S서비스가 도마위에 올랐었지요. 수입차의 A/S는 값도 비싸지만 신뢰성도 떨어진 상태입니다.
국산차 메이커들은 수입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서비스 품질에 대한 혁신을 하면서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 관점에서는 제조사가 최근 많이 개선을 한 양질의 A/S센터를 가봤자 얼마나 자주갈까요?
자신 사는 지역에서 믿고 갈만한 그런 정비 포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많은 자동차 서비스 프로그램이 친철하고, 고객을 극진이 모시는 프로그램, 편리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에게 가장 체감적으로 필요한 것은 과잉정비에서 해방될 수 있는 인근 지역에 있는 확실한 정비소가 아닐까 합니다.
결국 자동차의 서비스도 기본으로 다시한번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자동차 업계의 서비스 혁신의 방향은?
자동차 업계에서도 서비스 혁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본질적으로 고려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 방문했을때 판매딜러사들이 정비와 A/S까지 하고 있었죠. 판매와 직결되어 있으니 과잉정비를 할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차는 이런 방식이나 판매에만 열을 올려 서비스 품질이 워낙 떨어지죠.
국산메이커는 판매망과 A/S는 분리되어 있고 카센터망은 제휴일뿐 제조사의 통제권에 있지는 않는 현실이죠.
편리성도 중요하긴 하지만, 저라면 과잉정비에 대해서 보장해주는 곳이 있다면 20~30분 거리가 있더라고 거기에 갈겁니다.
제가 송파구에 사니 송파구내에 2~3군데 정도만 그렇게 제조사가 보장해주는 곳이 있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지금처럼 편리성만 고려해서 제조사가 카센터를 제휴하지 말고 1개구에 2~3개 정도 질 높은 카센터와 제휴하는 것이 나을듯하구요.
– 현대차의 제휴 카센터인 블루핸즈가 송파구에 13군데나 되는군요.
아니면 아예 발상을 전환을 통해서 외곽에 A/S,정비와 함께 문화활동을 포함한 자동차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어떤가? 라는 생각이듭니다.
와이프가 많이 타는 차도 정비는 주말에 남편이 하게 됩니다.
가족끼리 주말에 외곽으로 나가서 여가를 즐기고 정비부터 시작해서 그 자동차 회사의 문화와 차량을 즐길 수 있으면 일석이조가 아닌가 합니다.
독일에 갔을때 제가 다녀온 폭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가 그러한 사례이겠지요.
최근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가 많이 나왔었는데요. 카센터를 운영하시는 소상공인의 권익도 중요하겠죠.
그러나 이런 상태가 계속가면 카센터에 대한 불신인식은 더 늘어가서 오히려 그 시장자체가 더 축소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택시문제와 마찬가지로 공급을 좀 줄여버리더라도 서비스 질과 신뢰성이 확보되어 소비자와 공급자간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가 생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