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신형 CTS를 시승했습니다.
작년 ATS에 이어 캐딜락의 변화를 이끄는 모델인데요. 3세대 CTS죠.
2013년 북미시장에서 올해의 차량에 뽑힐 만큼 미국에서는 주목을 받았었고, 올해 7월 국내 출시를 하면서 공중파 광고까지 하는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탄 모델은 CTS 프리미엄으로 6,250만원, CTS의 기본 그레이드인 럭셔리가 5,450만원임을 감안하면 독일산 중형차 바로 아래 가격대로 포지셔닝 한 것을 알수가 있네요.
캐딜락 신형 CTS의 디자인
이 전세대 CTS나 SRX를 볼때 캐딜락은 직선과 V자 형태의 디자인 포인트를 하나의 디자인 기조로 삼고 이를 꾸준히 적용해왔는데요.
이번 캐딜락 신형 CTS도 이를 계승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과감해졌지요.
선이 굵은 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어있는 라인과 유난히 반짝이는 크롬이 아닌 무광크롬을 도입한 대형그릴은 남성적인 프론트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아마도 과감성과 세련미로써는 캐딜락의 XTS나 ATS보다 확실히 한수위가 아닐까 하는데요.
특히나 이 주간주행등을 세로로 배치한 것은 신의 한수로 생각이 됩니다.
보통 가로위주로 주간주행등을 디자인하는것에 익숙해있는 상태에서 신형 CTS는 세로로 배치하면서 범퍼끝에서 보닛의 깊은 곳까지 이어가는 주간주행등은 그 독특함에서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나 헤드라이트의 크기를 줄이면서 이러한 세로형 주간주행등을 배치는 확실히 과감하면서 전위적인 디자인에서 확실한 효과를 보인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면부는 역시나 캐딜락의 세로형 리어램프를 계승하면서 곧곧에 묻어난 V자형의 라인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브레이크 보조등에서부터 범퍼의 형상까지 약간 심심한 면도 있으나 CTS만의 디자인임을 확실히 알리고 있죠.
그런데 이런 디자인 포인트보다는 역시 눈여겨 봐야할 것은 캐딜락이 최근에 신경써서 지향하고자 한 아이덴티티가 디자인에도 녹아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이드뷰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는데요. 전 세대보다 12cm가 길어진 바디와 시원하게 뻡은 사이드캐릭터 라인보다는 보닛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죠.
보통 캐빈을 넓혀 거주성을 극대화하고 유려한 루프라인을 보이는 흐름과 달리 신형 CTS는 딱 봐도 길어져보이는 보닛을 볼 수 있습니다.
주행느낌을 이야기할때 좀 더 다루겠지만, 캐딜락이 지향하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는 스포츠 주행성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을 최대한 중앙으로 가져와야죠. 이러기 위해서는 엔진을 최대한 뒤로 배치해야합니다.
결국 보닛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거죠.
캐딜락 CTS의 디자인은 이런 스포츠주행을 중시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실내로 들어가보면, 한층더 럭셔리해진 인테리어를 맛볼 수 있는데요.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과 아낌없이 사용한 가죽소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과거에 항상 미국차들은 외관보다 내관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는데, 이제 그것은 옛날말이 된 듯하죠?
도어트림을 보면 캐딜락 신형 CTS가 어떤 소재를 사용했는지 알 수가 있는데, 아낌없는 가죽처리에서 더 나아가 알칸타라 가죽부터 카본재질까지 아주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센터페시아를 보면 또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낮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자, 주행성을 위해서는 엔진을 최대한 뒤로 배치해서 무게중심을 중앙이 두는 것 말고도 역시 차 자체가 낮아야 합니다.
캐딜락 CTS는 전 세대보다 전고가 2.5cm 낮아졌는데요. 이를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에서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풀 LCD 계기판도 신형 CTS를 럭셔리하게 만드는 차별점 중에 하나인데요.
재규어 XJ와 같은 플래그쉽에서 보였던 풀 LCD 계기판이 적용되었구요. 원하는 테마로도 다양하게 변경이 가능합니다.
다만, 북미형에서는 당연히 네비게이션이 이 풀 LCD 계기판으로 연동되는데,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역시 네비를 OEM을 심다보니 연동되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점이네요.
캐딜락 신형 CTS의 주행느낌
자 엔진룸을 보면 아까 언급한 스포츠성에 대한 노력을 알 수 있습니다.
엔진블럭이 극단적으로 뒤로 배치되어있고 살짝 각도로 들어올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엔진룸 앞쪽은 훵한 모습을 볼 수 있구요.
무게중심이 얼마나 주행성에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캐딜락 신형 CTS는 ATS에 들어간 2.0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이 들어갔는데, 276마력에 40.6kg.m의 토크를 보여줍니다.
이제 고성능을 지향하는 수입중형세단도 다운사이징 2.0리터 엔진이 기본으로 되어가네요.
이 2.0리터 직분사 터보엔진은 펀치력이 돋보이는 성향은 아니지만 꾸준히 밀어주는 느낌이 좋습니다.
승차감은 역시 스포츠세단 답게 노면의 굴곡을 잘 느끼게 끔 하는 승차감입니다. 그렇다고 서스펜션이 단단한 스타일까지는 아니고 어느정도 미국차량의 느낌도 같이 살아있네요.
캐딜락 신형 CTS가 전고를 낮추고 엔진을 뒤로 배치한 만큼 역시 차량의 밸런스는 뛰어납니다.
와인딩로드에서 밀어부쳐도 기본적인 한계치가 높구요. 어떤 거동에서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든든한 차량 밸런스 감각을 보여주네요.
아마도 평소의 미국차를 상상하신 분들이 ATS와 신형CTS를 타보면 미국차가 이렇게 변했나? 라는 느낌마져 보여줄 정도죠.
170km/h이 넘어가는 고속주행에서도 든든한 안정감도 기본입니다.
좋은 밸런스와 함께 제동에 있어서도 믿음직한 편입니다.
4피스토 브렘보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구요.
타이어는 245/45R 17인치가 장착되어 있는데 3세대 CTS의 주행성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게는 18인치 스펙으로 들어가는게 주행성을 제대로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에 있어서 아주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요.
수동모드 변속에서도 빠른 반응이 돋보였습니다.
기어레버의 M 버튼으로 완전 수동모드 진입이 가능하고, D모드에서는 패들쉬프트로 수동모드 적용이 가능하고 사용안하면 다시 자동으로 D모드로 적용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기어 레버 밑에 있는 주행모드는 스포츠 모드와 투어 모드가 주어지는데,
고회전에서 적극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스티어링휠의 무게와 엔진반응과 RPM 사용셋팅이 바뀝니다.
언급한대로 전반적인 스포츠 주행성이 정말 좋은차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겠지요?
몇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럭셔리브랜드의 덕목은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풀악셀을 했을때 간결하면서 군더더기 없다는 것인데요. 이런 점에서는 CTS의 엑셀반응을 좀 더 균일하면서 깔끔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배기 사운드또한 너무 경쾌한 스타일인데요. ATS보다 한급이 높은 CTS이니 좀 더 두터운 사운드로 바꾸면 더 어울릴 듯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휘발유 차 답게 조용한데, 고속으로 올라가면 풍절음이 좀 들리네요.
어쨌든 시승하는 내내 믿음직하고 어떤 거동도 받아줄 것 같은 주행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자, 이 정도로 잘 달리는 중형세단은 연비 또한 궁금하죠.
복합공인연비는 10.0km/L(시내 8.5km/L, 고속 12.5km/L)인데요.
실제 주행해보니 100km/L 정속에서는 14~15km/L대가 나와 평균적인 실연비를 보이는데, 역시 엑셀을 좀 밟아 RPM을 좀 사용하면 연비는 뚝뚝 떨어지는 스타일을 보여주네요.
캐딜락 신형 CTS의 공간활용성
2세대 CTS를 타보면서 매번 이야기한 것은 2열 공간이 너무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내 시장의 스타일을 보면 운전자 중심의 북미시장과는 다르게 2열의 활용도가 중요한 시장이죠.
이번 3세대는 전장이 길어진 만큼 레그룸이나 2열 공간이 전 세대보다 좀 더 넉넉해졌습니다.
(물론 넉넉해져도 국산 중형차처럼 넉넉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주행성때문에 전고가 낮아짐에 따라 2열시트도 쿠션이 풍만하기보다는 단단한 스타일에 쿠션없이 낮게 배치한 스타일임을 감안해야하구요.
이런 스타일때문에 폴딩을 하면 플랫하면 각도가 나오는 편입니다.
운전석 시트는 착좌감은 스포츠세단의 시트 답구요.
안락감보다는 운전자의 몸을 잡아주는 맛이 강합니다.
특히 시트 조절레버는 좌우 볼스터까지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서 시트 활용도도 좋습니다.
트렁크 크기는 높이 낮으면서 깊이는 좀 있는 스타일입니다.
역시 트렁크 리프터 공간때문에 골프백이 온전히 3개가 들어가기는 어렵고 2열시트 한쪽으로 폴딩을 해서 3개가 가능하더군요.
마감은 역시 럭셔리 브랜드 답게 잘 되어 있구요.
다른 수납공간에 있어서는
대쉬보드 글로브박스의 개폐버튼이 센터페시아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은 운전자의 편의성을 아주 잘 배려한 것으로 생각이 되구요.
전반적으로 수납공간의 크기는 평균적이나 마감이나 방식에 있어서 세련미를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입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시크릿 박스는 완소공간이구요.
살짝 누르기만 해도 전동식으로 열립니다.
캐딜락 신형 CTS의 주요 사양
ATS모델 부터 적용되어 선보인 캐딜락 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웬만한 기능이 다 있고 블루투스 페어링도 안정적입니다.
그런데 국내 현지화가 되면서 캐딜락 CUE가 원래 가지고 있는 여러기능을 다 사용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움은 있지요.
일단 폰트도 좀 더 세련되게 바꾸고, 후방카메라의 해상도나 네비게이션이 좀 더 캐딜락 CTS의 실내나 외관에 걸맞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HUD도 제공되는데, 쉐보레 콜벳에 제공되었던 디스플레이가 비슷하네요.
이 HUD와 계기판에서 네비게이션 방향제시까지 결합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각종 버튼 류는 터치로 동작이 가능했구요.
미국차도 편의사양의 발전흐름과 맞추어 통풍시트와 열선시트가 모두 제공되네요.
2열에도 공조기와 컵홀더가 충실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터치로 작동이 가능하게한 컨셉은 단순히 버튼뿐만 아니라 시트에서도 전방 상황에 따라 충돌경고부터 주변 사각에 있는 장매물 감지, 후진시에 감지 센서등을 진동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햅틱시스템이죠.
물론 좀 자주 울려 너무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있으나 옵션에서 조절이 가능하구요.
자동주차보조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는 캐딜락 신형 CTS, 웬만한 편의사양은 다 갖춰져 있고 이 급에서는 꽤 화려한 사양을 보여주지 않나 합니다.
새로 바뀐 스마트 키 디자인도 CTS의 디자인에 걸맞게 잘 어울이구요.
이런 햇빛가리개도 이제 럭셔리급에서는 기본이 되어 가나 봅니다.
총평
자, 캐딜락 ATS를 작년에 타봤을때만 하더라도 엔트리급에서 스포츠 주행성을 신경쓰는 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허리모델인 CTS를 타보니, 캐딜락이 그동안 보여줬던 중후하고 넉넉한 모습에서 스포츠 주행성을 앞세운 럭셔리를 표방하면서 성향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BMW는 반대로 스포츠주행성에서 좀 더 시장과 타협하면서 폭은 넓히고 있는데, 오히려 캐딜락은 좀 더 스포티하고 다이나믹한 쪽으로 좁히고 있는것이죠.
그동안 캐딜락이 보여줬던 성향을 생각하면 대단한 변신이라고 생각되구요. 그 방향대로 CTS는 스포츠 주행성에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연비는 살작 아쉽지만 여러 화려한 사양들도 이 가격대에서 돋보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역시 이 가격대에서 디젤라인업을 과감히 추가해보면 이 정도의 스포츠 주행성을 가지고 뭔가 확실한 돌파구가 더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쨌든 작정하고 스포티하게 변화하는 캐딜락의 모습은 인상적인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