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시승회를 다녀왔습니다.
제네시스 G80은 현대차가 2013년 12월에 제네시스(DH) 라는 고급화 모델을 내놓고 나서 제네시스를 개별 고급브랜드로 구축함에 따라 이 브랜드로 편입하여 명명된 네이밍입니다.
저는 예전에 아슬란이라는 모델이 나왔을때 현대차가 이런 개념의 차를 내놓을 때가 아니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저는 아슬란같은 시도보다는 제네시스를 브랜드로 만들고 SUV와 컴팩트 세단등의 라인업을 구축하여 수입차에 매칭하는 경쟁을 하라는 이야기를 했었죠.
관련포스팅 : 현대의 대형세단 아슬란(AG)가 반갑지 않은 이유( 2014.7)
그런 의견이 실제 실행이 된 것입니다. (물론 현대차에서 계속 고민해왔던 사항이었을 것입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라는 개별 고급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EQ900(나중에 G90), 즉 신형 에쿠스를 제네시스 브랜드로 배치하면서 시작을 했습니다.
이제 기존에 있던 제네시스(DH)를 제네시스 브랜드 산하로 배치하며 G80이라는 네이밍을 가지게 된 것이죠.
자, 여기서 잠깐 제네시스 G80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디자인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크레스트 그릴의 재질과 디테일, 범퍼 아래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적용되었구요.
좋은 프로포션을 가지고 있는 사이드 뷰는 여전히 훌륭합니다.
그리고 실내로 가면 대쉬보드의 군데군데 재질이 좀 바뀌고 스피커 트위터 모양이나 무선충전시스템이 새로 적용되었습니다.
8단 자동변속기가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뀐 것이 새로운 미션 레버를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기능측면에서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추가가 되었습니다.
HDA(Highway Driving Assist)가 EQ900에 이어 G80에 들어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보여집니다.
악천후 고속주행에서도 잘 작동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비가 꽤 오는 날이어서 주행에 따른 여러상황을 시험하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악천후에서 제네시스G80의 고속안정감이나 제어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꽤 안정적이었습니다. 물이 고인곳을 지날때, 비가 오는 노면에서의 고속주행시의 그립과 거동시의 안정감 등은 현대차가 최근 개선된 기본기 수준을 보여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럭셔리 모델이 가져가야 하는 디테일 측면에서는 더 좋아졌으면 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엑셀레이팅과 미션의 응답과정에서 군더더기 없이 아주 리니어하고 균일한 반응이 보완되면 럭셔리 브랜드로써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날 제네시스 G80의 경우 외관적으로 바뀐 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현대차에서는 제네시스G80의 아주 디테일한 변화를 기반으로 아주 새로워 진 것처럼 말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요.
‘제네시스(DH)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편입되면서 이정도의 변화가 당연하다’라는 것입니다.
제네시스(DH)가 디자인적인 완성도도 좋았는데 변화를 많이 준다면 이를 부인하는 셈이며, 또 출시 후 2년반 동안에 제네시스(DH)를 샀던 소비자들 관점에서는 맞지 않는 것이죠.
제네시스G80은 새로워 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 테두리로 들어간 사실이 중요하고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따로 운영됨으로써 부각될 수 있는 차별화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 이야기하고 싶네요.
현대차에서는 시장 커뮤니케이션을 저돌적으로 하기 보다는 순리대로 더 조화롭게 하는 것 측면으로 더 고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장의 1위이자 선두 메이커이니 좀 더 자신감과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저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 브랜드 체계를 물어봤었는데요.
하반기에 나올 예정인 제네시스G80 Sports를 예시로 제네시스 고성능 모델은 Sports 서브 네이밍으로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N브랜드와
관계 정립은 어떻게 할 것인지 였습니다.
답변은 Sports 모델은 앞으로 3.3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함에 따라 스포티성을 가진 정도의 모델이라는 답변을 받았고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브랜드와 제네시스 브랜드내 고성능 라인업과의 정립 또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문제는 복잡한 문제입니다.예를 들어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에서 각 모델마다 고성능모델을 출시할때 제네시스 G80N 이라고 표기를 하면 N브랜드를 약화시키는 정책이 됩니다. 반대로 N브랜드를 강화하고자 고성능모델을 N브랜드로만 배치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에 고성능 모델을 운영하지 않으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반쪽짜리가 될 수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를 꾸려나가는데 어떤 정책으로 결정되는지 관전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죠.
또한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에 대한 확장도 관전포인트입니다.2020년까지 G80/G90(EQ900)을 제외하고 4가지 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었는데요.그 4가지 모델은 중형세단(G70), 중형SUV,대형SUV,스포츠쿠페 이렇게 4가지 입니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고히 갖추려면 스포츠쿠페에 컨버터블 버젼이 꼭 들어왔으면 한다는 것이구요.제네시스 브랜드가 중형이상급만 계획이 되어 있지만 이 보다는 컴팩트 세단이나 컴팩트 SUV, 소형 스포츠쿠페 등의 아랫급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꼭 큰차여야만 럭셔리 브랜드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차크기에 인식이 갈수록 의미가 없어지는 트렌드임을 꼭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제네시스 브랜드를 개별적으로 꾸려가야 하는 현대차는 많은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개별 브랜드 라는 것이 단순히 새로운 로고와 자동차 라인업만 있어서 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인데요.(PYL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브랜드의 철학과 identity를 차별되게 전달해줄 유통망과 서비스, 이에 맞는 프로그램들이 경험적으로 시각적으로도 다 나와야 할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향후에 많은 관전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이러한 것들은 하나하나 결정하고 시장에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