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어의 ‘E’로고에 숨겨진 기아차의 전략

한번은 다룰려고 했던 이슈인데, 이제야 글로 정리를 해봅니다.

기아차 스팅어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직관하고 나서 이런 글을 썼었죠.  

 관련글 : 기아 스팅어(Stinger)로 본 기아차의 변화될 브랜드 포지셔닝은? – ‘17.1.24

그때 당시 ‘에센시스’ ‘에센투스’와 같은 개별 고급브랜드를 검토 중이라고 언론에 나왔었던 상황에서 기아 엠블럼을 달고 나온 스팅어를 보고 기아차의 향후 브랜드 전략이 ‘고급브랜드’로 가는 것이 아니라 특화차종을 가지고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라인업을 특화 시키는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스팅어가 국내에 출시하면서 ‘E’라는 엠블럼을 단 것으로 보고 저의 첫 반응은 ‘에잉 이건 뭐지?’ 였습니다.

스팅어의 ‘S’ 이니셜을 사용하지도 않고 ‘E’의 거창한 속뜻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한마디로는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었죠.

보통 퍼블릭 브랜드에서 고급화된 차종을 내놓을때 기존 평범한 브랜드에 적용하게 되면 고급차로 인식이 어렵기 때문에 사용하는 방식이 바로 개별 차종 독자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과거 ‘오피러스’가 그랬고 한국GM에서는 ‘알페온’이 그랬었죠.

그런데 그런 차종들은 ‘오피러스’의 ‘O’를 따서 엠블럼으로 사용했었고 ‘알페온’도 A를 따서 엠블럼을 활용한 것처럼 브랜딩 작업의 기초를 당연히 따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스팅어의 ‘E’엠블럼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죠.

기아차에서는 E엠블럼의 뜻을 선택된 소수를 위한 특별한 차라는 의미인 ‘Exclusive’ 정교하고 섬세하게 구현된 상품성과 서비스를 의미하는 ‘Exquisite’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의미의 ‘Evolutionary’ 등 세 가지 속성이 구체화돼 ‘Engineered by Excellence(탁월함으로 구현된 차)’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모든 브랜드가 엠블럼을 보면 쉽게 알거나 연상할 수 있는 직관성 측면에서 충족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도대체 스팅어는 왜 ‘E’엠블럼을 달았을까? 하는 의문이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한 답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고급브랜드를 나중에 런칭하기 위해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죠.

기아차는 분명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를 보며 아래와 같은 여러 생각을 했을 겁니다.

 1. 일단 우리(기아차)도 고급브랜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미래 경쟁이 어려울 것 같다라는 사실

 2. 제네시스라는 이름의 차가 성공하면서 이를 브랜드로 변경하여 이어가는 시장 학습과정이 손쉬웠다. 

 3. 제네시스 브랜드는 일단 론칭했으나 이에 맞는 라인업이 당장 부족하여 아쉬운 상황

관련글 : 제네시스 크레스트 그릴이 탄생하게 된 이유 – ‘16.8.2

          :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관전포인트-‘2016.7.17

이런 상황에서도 기아차도 고급브랜드를 원하지만 현재 가져간다면 많은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현대차 그룹 내부에서도 승인이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E’로 시작하는 브랜드를 내부적으로는 미리 계획해놓고 

이에 걸맞는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가면서 적정시점에 고급브랜드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에센시스든 에센투스든 E로 시작한 브랜드가 이미 내정되어 있음을 스팅어 ‘E’엠블럼을 통해 알 수있습니다.

미리 E엠블럼으로 시장의 소비자를 친숙하게 만들어놓고 이에 걸맞는 차 라인업을 출시해 인정을 받고

그 다음 Exxxxxx 브랜드를 런칭하며 쉽게 전환하는 효과를 가져가는 것이죠.

자, 저는 미국에서 론칭한 스팅어를 보며, 기아차는 고급브랜드 계획을 접었다고 결론내었었는데 

국내 스팅어의 ‘E’엠블럼을 보며 기아차의 브랜드전략의 로드맵을 예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안에 2개의 퍼블릭 브랜드와 2개의 고급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어쩌면 부담스러운 그림인데요.   

기아차의 고급브랜드는 그만큼 사전준비를 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고 특히나 향후 선보일 기아차의 고급라인차종들의 성공여부가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현대차보다 고급포지셔닝에 약한 기아차가 고급브랜드를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저도 너무나 궁금한데요. 

아래 요건들이 이런 것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향후 기아차 고급브랜드 런칭을 위한 시장의 관전포인트이기도 하네요. 

1. 향후 선보일 K9, 모하비 등과 같은 고급라인 차종들의 시장 성공여부는 상당히 중요

2. 2년내에 고급 브랜드로 전환하기 위한 충분한 라인업(대형/중형/SUV/스포츠차종) 확충이 필요

3. 제네시스와 비슷한 고급브랜드 포지셔닝을 기아차 브랜드가 가능할 것인지..

ps)브랜드 네이밍을 정하는 여러 속성이 있지만 에센시스나 에센투스는 발음상으로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의미나 가치말고도 발음자체에서도 고급감이나 호감이 더 담겨져있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