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이 보여준 현대차의 고급차 상품화 능력은?

앞서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G70이란 모델은 현대차에게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고급브랜드라는 뱃지를 단 컴팩트 세단급의 차를 현대차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이자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입니다.

관련글 :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G70이 짊어진 무게 – ‘17.9.18 

제네시스 G70 시승회를 통해 짧은 시간동안 맛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느껴본 제네시스 G70은 어떤 차 였는지 풀어보겠습니다.

자, 우선 제네시스 G70을 이야기 할 때 전제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네시스 G70을 스포츠세단으로 다뤄지곤 하는데 타보니 스포츠 지향은 아니더군요. 오로지 스포츠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주행성과 고급감을 둘다 추구하는 후륜구동 기반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 것으로 보여 이를 기준으로 말하고자 합니다. 

제네시스G70은 체형으로 보면 패신저 세단 관점에서는 전체적으로 스타일과 주행성을 위해 전고가 낮은편이고 엔진 위치를 뒤로 배치시키기 위한 긴 보닛의 디자인과 이에 따라 거주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루프라인이 길게 뻗은 패스트백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이로인데 스포티한 프로포션과 세련된 느낌을 충분히 주고 있죠.  실제 보면 디자인에서 호평할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개념은 주행성을 기본적으로 추구한 차들에게는 짚어봐야 할 포인트인데요.

제가 궁금해서 확인 한것도 제네시스G70의 엔진위치 비교였습니다.

보통 주행성을 가장 강조하는 BMW는 엔진의 위치를 최대한 앞차축 뒤로 하여 좋은 무게배분을 만들어내는데, G70의 엔진룸은 앞 차축과 비교할때 엔진의 앞 부분이 차축과 걸쳐있는 정도 였습니다.

이를 독일 세단과 비교하면 BMW 3시리즈보다는 엔진이 앞에 있지만 벤츠 C클래스와는 비슷한 정도인 것이지요.

–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엔진위치

그런데 이렇게 엔진배치가 뒤로 배치하면 보닛의 길이가 길어지고 이에 따라 2열 승객석이나 트렁크가 작아지는 인과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행성을 아주 강조한 모델들은 주행성을 위해 이런 것들을 극렬하게 더 희생하게 되는 셈이지요.

제네시스G70도 이로 인해 2열 승객석이 작긴 합니다.

운전석에서 제대로된 운전포지션을 잡았을때 이 정도의 레그룸이 나오는데 레그룸 자체의 사이즈보다는 헤드룸과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꽤 타이트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벤츠C클래스의 승객석보다 분명 작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하나, 트렁크로 가면 트렁크 바닥이 높아 트렁크 공간의 높이가 작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페어타이어 공간에는 배터리를 배치)

아무래도 보닛이 긴 디자인을 가져가 주행성을 확보하려고 하다보니 트렁크와 승객석에서 손해를 보았는데, 그동안 거주성을 항상 강조한 현대차의 자동차 상품성을 고려한다면, 고급브랜드로 가면서 현대차도 본질적인 상품성에 촛점을 맞췄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그러나 BMW 3시리즈보다 엔진의 위치가 앞인데 2열 승객석 사이즈 수준과 트렁크 바닥 높이가 이렇게 높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해야 겠습니다.

자,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제네시스 G70의 퍼포먼스를 단정하긴 이르죠.

실제 40~50km의 중고속 주행을 하며 밀어부쳐 보기도 하고 주행의 디테일을 봤는데요.

예상대로 3.3리터 트윈터보의 엔진은 제네시스 G70 차체를 거의 폭발적인 주행이 가능케 해줍니다.  제로백이 4.7초이니 말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행의 디테일인데요.

엑셀의 급격한 풋워크에도 TCU의 반응이 지금까지의 현대차중 가장 잘 정제되어 있다는 점, 승차감은 단단함 보다 부드럽고 세련된 쪽으로 지향하나 컴포트 모드에서도 하중이동에도 하체가 주저앉지 않고 잘 버텨주면서 나긋나긋하게 잘 돌아나가는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고속에서도 기아 스팅어에서 확인되었던 안정적인 고속선회력과 고속안정감을 보여줍니다. (물론 초고속에서는 아직까지 독일 특정브랜드의 고속안정감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요)

그리고 8단 미션은 전 꽤 괜찮다는 평을 해봅니다.

듀얼클러치 미션이 아닌 토크컨버터 방식이나 기민한 변속반응과 프로그래밍을 보여줍니다. 스팅어에서 확인했던 미션 체결시에 깔끔한 RPM 바늘의 동작과 함께 즉결감도 선사하고 있고

변속반응이 느리다고 했던 평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데 G70의 8단 변속기는 빠르다라고 볼 수는 없어도 절대 느린 변속기는 아니라 보여집니다. 더구나 변속프로그래밍에 의한 디테일한 움직임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구요. 

R-EPS 스티어링휠은 스팅어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위화감을 주었던 현대차의 특유의 조향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두드러지게 느낀 것은 스포츠 모드에서의 속도감응(저속/고속)에 대한 스티어링휠의 무게감의 편차가 크게 셋팅하여 부드러운 프리미엄 세단임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세단을 지향한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이 지향이 다르다는 것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가 있죠.  

제네시스 G70은 제네시스G80에서 채용하지 못했던 전자식 서스펜션을 채용하며 에코/컴포츠/스포츠/커스텀 모드로 변경했을때 엔진반응/스티어링휠 반응/하체 반응을 조정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종합했을때 스포츠 세단으로 부르기 보다는 프리미엄 세단에 맞는 부드러움과 나름 잘 조율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에서 가까운 쪽을 고르라면 C클래스라고 볼 수 있구요.

조율된 완성도 면에서는 제네시스 G80보다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그런면에서는 2열 승객석과 트렁크 높이가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한 것입니다.

자, 다른 이야기도 해보면

인테리어 고급감에서도 실제 알루미늄 재질과 가죽처리, 퀼팅 무늬의 시트 등 현대차가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을 다 했습니다.

ADAS와 같은 주행편의/안전장치나 HUD와 여러 사양들은 대거 도입하여 사양면에서 고급브랜드 답게 아주 풍족합니다. 

그러나 트렁크 개폐 전동버튼이 없는 것은 옥의 티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나 도장기술에 있어서는 한단계 올라가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봅니다.

컬러가 깊이가 있어보이고 다양한 컬러감도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자, 세부적인 이야기들은 다음 시승을 제대로 하고 평할 예정이구요.

제네시스 G70을 통한 현대차의 고급차 능력을 평한다면 분명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하고 싶네요.

아직까지 각 영역에서 최상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으로서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알버트 비어만이 영입된 후 분명 주행성과 디테일에서 더 좋아졌고, 고급차에 있어서의 기본에 더 충족하고 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G70이 첫날 2,100대의 계약이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는 어느정도 결과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해봅니다.

물론 G70은 해외평가와 해외사장에서의 판매량이 더욱 중요한 모델이겠지만요. 

– 쿼드 DRL

– 펜더 가니쉬와 브렘보 브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