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를 우려하고 있는 진짜이유는?

여러분들도 현대차의 문제점 중 하나가 ‘노조’라는 사실을 많이 들어보셨을 줄 압니다. 저도 해외기사나 국내기사에서 노조에 대한 많은 우려섞인 시선들을 접했는데요..
저는 노조에 대한 우려를 처음에는 계속 올라만 가는 임금수준 이런 문제들만 인식했습니다..
노조가 임금협상투쟁에 따른 파업 강행으로 생산성을 낮추고,  타 산업 대비 높은 임금수준으로 현대차의 재무수익을 떨어뜨린다고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런 문제만으로 현대차를 discount 하는 이유중 하나로 노조를 꼽는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인건비가 다른 글로벌 메이커 수준으로 가면 어떻게 재무적으로 나아지는지 보면 답이 나올 것으로 보고 확인하여 봤습니다.

현대차의 인건비가 내려가면 문제가 해결될까?

아래 표에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비교하여 보면  미국보다는 싸고 일본보다는 비쌉니다.

        ※ 삼성증권 제공

현대자동차의 2008년 매출원가는 250,586억원입니다. 이중 인건비는 12,013억원으로  매출원가 대비 비중은 4.8% 입니다.
결국 인건비가 혼다 수준으로 내려간다 하더라도(12% 감소),  1441억원정도 절약이 가능하군요..
영업이익이 2조 언더이므로 1441억원이 내려간다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아무리 개선하더라도 중국/인도의 수준도 될 수 없는 노릇이죠..

결국 인건비 비중이 좀 크긴 하지만 이것 하나로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되지는 않고 다른 더 근본적 이유가 있다고 충분히 생각됩니다.

현대차의 노조에 대해 진짜 우려하는 점은..

이곳 저곳 기사를 찾아보니 현대의 노조가 자꾸 거론되는 이유는 노조가 생산방식 자체를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더군요..
현대차의 노조는 근무형태를 바꾸거나 생산량을 조정하려면 노조와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점이 해외에서 가장 risky하게 보더군요..

예를 들면 A공장에서 A모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A모델을 회사가 함부로 B공장에서 나누어 생산하여 A공장의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좀 줄이거나 할 수 없습니다.
또한 A모델의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져 재고가 쌓이면 회사는 함부로 생산량을 멈추거나 조정할 수 없습니다. 노조와 합의를 해야 하지요
이런 것들에 대해 합의가 안될때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곤 했습니다.

실지 사례로 최근 연 10만대 이상의 기아 스포티지 광주공장사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경유가가 올라가서 스포티지의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자 광주공장의 재고는 쌓여가고 광주공장의 노조는 스포티지 후속모델 출시를 회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내 모든 공장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죠..

결국 생산성이 엄청나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변동성에 대응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방식에서 손실되는 비용이 엄청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현대차 노조가 출발할 때 미국 GM의 노조형태를 수용하여 이런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현재까지 치명적인 현대의 아킬레스 건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현대차의 생산성은 도요타의 50~60% 라는 말도 있더군요..

글로벌 해외거점에 대해 너무나도 공격적인 현대차

결국 현대차 그룹은 노동자 자체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기 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사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현대차는 엄청난 글로벌 해외거점의 투자를 지속해왔습니다.
그런데 생산능력대비 가동율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 공장의 생산성이 좋지 않습니다.

         ※ 판매량은 시장에서 팔린 단순판매량임(판매물량에 국내생산물량도 있을수 있음)

정리하면 국내공장들은 특이한 노사관계에 의한 생산체계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해외공장은 생산가능 규모대비 판매량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현대차는 결국 지금보다 해외 판매량은 더 올라가야 하고, 국내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해외와 국내의 생산체계의 시너지를 기할 수 있는 체계로 가야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앞으로 생산량 변동성에 맞는 탄력적인 생산체제, 즉 혼류생산이 중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온 글로벌 경기침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게는 직격탄이 되어 버린 상황입니다.
현대차가 고환율로 지금은 생산성 저하를 고환율시기에만 make up할 수 있겠지만, 한번 판매량이 흔들하면 현재도 100%가동을 못하고 있는 해외공장들에 대해서 판매변동성에 의한 위기를 맞이하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혼류생산이라고 아시나요??
혼류생산이란 한 라인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생산하는 것을 뜻합니다. 생산성에  아주 효과적이죠.
현대차그룹의 경우 해외공장은 모델혼류생산이 가능한 체계이지만 국내공장의 경우 이제 약간씩 노사가 합의하여 일부 공장에 2~3개의 모델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메이커를 보면 도요타는 애초부터 JIT공정과 함께 아주 다양한 모델을 생산하는 체계를 오랜전에 갖추었고, 폭스바겐은 계열사(아우디,세아트 등)와의 혼류생산도 가능합니다.

결국 현대차도 같은 그룹내의 기아차와의 전향적인 혼류생산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글로벌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앞으로 현대차 그룹에게 당면한 시급한 과제는….

저도 샐러리맨이라 노동자 입장에서는 처우란 것이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이므로 노조의 행동에 일정부분 이해가 가는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글로벌 침체상황에서는 노조도 전향적인 마인드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대차 그룹에서도 무리한 해외거점 확보로 가동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노조입장에서도 당연히 불안요소(국내생산물량이 해외생산으로 전환가능)가 될 수 있으니 좀 더 신중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현대차 그룹이 꼭 해야 할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격랑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하루 빨리 해외판매량을 높여서 해외공장의 가동율을 높이고,
노사가 서로 합의점을 도출하여 해외/국내 생산 체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기아/현대)간 혼류생산체계로 바뀌어서 글로벌 생산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현대차그룹 내부나 노조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어느정도 있는 것으로 보이구요..
정몽구 회장의 공격적인 확장경영이 지금까지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한번 쯤은 돌다리도 두드려가는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